2011년 1월 23일 일요일

이기적인 사고: 쉐보레 표기 비난 여론에 관한 생각

인간의 이기심은 끝이 없다. 자신의 가치와 존재의 의의를 피력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방어기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때로는 도를 지나쳐
주위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1983년 처음 설립된 한국의 토종 자동차 기업'이었던' 대우자동차는 IMF사태
이후 부도 직전의 상황까지 치닿고 결국 2001년 빅딜 미국 거대 자동차 그룹인
General Motors Corporation (GM) 산하 계열사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후 한국에는 GM DAEWOO로 이름을 바꾸고 2010년 까지 그대로 사용하였는데
독자 개발 차량 및 현지화 차량으로는 2000년대에 접어들어 눈부신 성장을
거쳐가고 있는 현대/기아 자동차 그룹의 경쟁상대로써 조금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는걸 본사에서 우려한 것인지, 경쟁력 강화를 위해 GM의 대표브랜드인
Chevrolet의 현지 투입이 결정되었고, 얼마 전 기자회견을 통해 2011년
GM DAEWOO의 브랜드 이름과 로고를 "쉐보레"로 통합하였다.
(현지 지사 이름 또한 한국 GM으로 개명하였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발생하였는데, 왜 외래어 한글 표기법에 맞춘 현지화를
마다하고 '시보레' 가 아닌 '쉐보레'라는 어색한 한글 표기를 사용하였냐는
비난이 시작되었다. 물론, 정부와 국립 국어원에서 정한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단지 하나의 방법일 뿐이라는 것이다.
법적으로 꼭 이 방법을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얻게된다거나 하는 강제사항
같은 게 정해진 것이 아니다. 70년대에 신진자동차를 통해 최초로 한국에
수입되었던 Chevrolet 1700이 시보레 라고 명명되었었고, 지금까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그대로 '시보레'라고 표기하고 읽어왔을 뿐인데, 이를 더 이상
(모)기업측에서 따르지 않는다고 비난을 하는 것에 어떤 정당한 논리가
있는건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GM에서는 이번 브랜드명 변경의 이유로 '현지 명칭과 최대한 자연스럽고
비슷하게 부를 수 있게 하기 위함' 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미국 현지에서
Chevrolet는 '쉐볼레-' 혹은 '쉐벌레이' 정도로 불리고 있기 때문에
괜찮은 결정이었다고 생각된다. 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고유 명칭을
제대로 부를 수 있게 하기 위한 변화에 대해 '어색하고 불편하다' 라는
억지 논리로 잘잘못을 운운하며 '차라리 쉐브로레로 표기하지 그랬냐'면서
말도 안되는 조롱을 할 권리나 이유가 우리에게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말로만 글로벌 사회를 살아간다고
이야기 하고 있지는 않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